세상일 눈감으면 그만일까

2009년 2월 7일 | bbs_자유게시판

일요일에 청계광장을 향했습니다. 용산 철거민 참사 추모제에 참석하였습니다. 한나라당을 제외한 네개의 당 대표들이, 화염에 휩싸여 운명을 달리한 철거민들을 애도하며, 개발에 혈안이 된 현정권과 재벌들 을 비판하였습니다. 명동성당까지 거리행진을 하였습니다. 비폭력.평화행진을 강조하며 그것을 성실히 이행하며 인도상에서 촛불을 들고 2만여명의 사람들이 움직였습니다. 잠시후에 우리는 갇혀서 행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도로에는 인도의 행진대열을 막아선 경찰차로 맞은편 차선이나 사람은 전혀 볼 수 없었으며, 얼마 걷지못하고 사람들은 분리.봉쇄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텔레비젼에서 본 경찰특공대를 만났습니다. 온몸이 검은색으로 번쩍거리며, 외부압력완충기능의 완전무장을 한 그들의 모습은, 무기는 커녕 촛불 달랑하나 들고있는 시민들 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공포스러웠습니다. 주변의 많은 촛불시민들과 함께 있는데도 그들의 모습에서 위압감이 느껴지는데, 옥상 망루에 갇혀 고립되었던 용산 철거민들의 심정이 어떠했을지 소름이 끼쳤습니다. 사업비만 수십조원이라는데, 그 속에서 재벌들의 이권경쟁이 치열했을것이고, 작은 둥지를 틀고 어렵게 빚을 내어 사는 사람들의 울부짖음은 소귀에 경읽기로 치부되어 그렇게 연기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게다가 조선.중앙.동아일보와 이명박 정권의 사람(?)이 사장이 된 kbs까지 이 번 사태를 정권과 경찰에는 책임이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생각이라는 것을 하는 사람이라면 용산 철거민 참사상황이 철거민들의 과도한 욕심(?)이 아닌 ‘생존권 보장’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월요일엔 몇몇사람들과 동해교육청 투쟁에 함께 했습니다. 서울에 이어 강원도에서도 동해교육청 소속 4인의 전교조 조합원에게 해임1명, 파면3명이라는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이유는 담임교사들의 재량권을 발휘하여 단 한차례의 일제고사를 치루지않았다는 것입니다. 4명의 교사들이 결의대회에서 발언을 하였습니다. “우리는 영웅이 아닙니다. 영웅이 되려고 한 것도 아니구요. 교사로서의 양심을 지키고 아이들입장에 서서 생각했을뿐입니다.” 동해교육청에 면담요청을 했는데, 우리를 반겨준것은(?) 경찰들였습니다. 밤9시 넘어서 원주로 향했습니다. 돌아오면서 생각해보았습니다. 얼마전에 원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학생의 상황을 인정하지않고 문제아로만 낙인찍고, 그 아이를 위해 신경써줄여력이 없으니 자퇴 내지는 퇴학을 강요하는 일이 불거졌었습니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공교육의 건강한 토양분을 흡수하여 잘 성장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모두의 마음일진데, 경쟁과 성적에 치중하면 그것을 유지하기위해서는 다양함과 개성, 그리고 차이들은 제대로 볼 수도 없고 보지않으려고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 다. 그렇게 정형화된 틀 속에 우리 큰아이처럼 장애를 가진 학생들은 더욱 찬밥신세가 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구요. 공공연하게 드러난 장애가 아닐지라도 정신못차리게 바뀌는 교육제도 틈새에 말못하며 아파할 아이들의 가슴에는 정녕 귀기울이 지 않는 것일까 하는 안타까움이 깊습니다. 때로는 자식들 키우는 것만으로도 벅차서 세상일에 눈을 감고 싶을때도 있습니다만 눈감는다고 달라질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잘 압니다. 누구의 무덤이 될지 모를 재개발, 교육의 전부가 성적평가로 전락할 수 있는 일제고사, 권력화되는 언론, 사람의 가치를 하찮게 만 드는 비정규직문제 등 세상의 일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세상일 눈감으면 그만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