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동 한 시간도 안 돌봐 주는 이런 나라가 어디있나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상임대표 인터뷰 2008년 09월 23일 (화) 18:02:17 이태곤 기자 a35270@hanmail.net – 장애인 가족지원 예산이라는 것에 대해 생소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예산을 말하는 건가 “우리가 요구하는 장애인 가족지원 예산은 크게 네 가지 형태다. 하나는 장애아동을 양육하는 양육과 관련된 예산지원이고, 또 하나는 장애아동을 치료하는 치료지원 예산, 그리고 실직 장애인 가정과 자폐성 장애아가 있는 가정에 지원하는 사회관리 지원 예산, 나머지는 부모형제 자매들에 대한 역량 강화 지원 예산, 즉 부모나 가족들을 상대로 심리치료와 교육, 상담 등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드는 예산을 요구하고 있다.”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종술 대표 ⓒ채지민 객원기자 – 구체적으로 가족 지원 예산으로 얼마를 요구하고 있는 건가. “전체적인 지원 예산은 많다. 하지만 현실을 감안해서 우선 치료지원과, 장애아동 양육지원예산을 반영해 달라고 정부에 제안했다. 그러자 정부는 우선 치료지원 예산을 지원하겠다면서, 3월 15일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업무보고를 했고 결재를 받았다. 그런 다음 4월 10일 발표를 했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올해 하반기에 장애인 가정의 장애아 1만8천명을 대상으로 치료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고 그 액수는 320억 원 정도, 지방비까지 포함하면 430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지금 그 발표가 유야무야 없어져 버렸다.” 대통령 결재했어도 정부 “예산 없어” 나 몰라라 – 대통령이 결재까지 했는데 예산이 없어졌다니 이해가 안 된다. “이유는 예산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소한 내년 예산에 발표한 액수만이라도, 1만8천명에게 만이라도 예산을 지원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 주관부처인 보건복지가족부 계획을 들어봤나. “복지부는 내년에 처음 계획에서 5천명이 축소된 1만3천명을 지원하겠다고 수정 예산을 올렸다. 우리는 복지부 계획에 대해 대상자가 10만 명이 되는데, 최소한 올해 하겠다고 발표한 숫자만이라도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고, 그래서 다시 복지부가 다시 1만8천명 지원 예산을 요구했다. 그런데 지금 기획재정부가 이 예산을 지원하지 못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 장애아동 치료지원 예산이 장애인 가족에게 필요한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예를 들면 장애아를 낳고 양육하면 초기에 장애아동 치료가 필요한데, 이 치료를 못하면 장애아동의 장애가 심해져 가고 결국에는 중증중복화 되어버린다. 그걸 막기 위해 장애아 가정이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치료를 하는데, 막대한 치료비가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국립특수교육원에서 장애아 1인당 평균 치료비가 55만원이라고 이야기했다. 이 55만원은 전 국민 평균이고 실제로 드는 치료비용은 더 엄청나다. 거기다 또 하나 양육비 부담도 엄청난 실정이다. 실정이 이렇다 보니 장애인 가족의 붕괴가 일어나고 있다. 가장 많이 일어나는 현상이 이혼, 그 다음 우울증, 그 다음 극단적으로는 자살, 이런 순서로 가족의 붕괴가 벌어지고 있다. 장애아를 가졌다는 이유로 장애인 가정이 붕괴되는 모습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나선 거다. 우리나라는 결혼이민지원센터도 있고, 다문화가정지원센터도 있다. 결혼 이민자가 1백만이라고 하는데, 장애인 가정은 4백만 가정이다. 그런데 장애인 가정에 대한 지원은 사실상 아무것도 없다. 아이러니한 나라가 아닐 수 없다. 외국에서 우리나라에 살고자 온 분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당연하지만, 1백만 밖에 안 되는 이민 가정에는 많은 지원을 하고 4백만 장애인 가정에는 단 돈 10원 지원도 안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래서 이제는 정부가 장애인 가족도 지원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거다.” 비장애 아동에게도 월 120시간 지원혜택, 정작 장애아동에게는 1시간도 지원없어 – 장애인 가족 지원 필요성을 더 구체적으로 얘기한다면 어떤 게 있나. “최근 장애인 가정이 열다섯 가정이나 집단자살을 했다. 우울증으로 정신병원에 가는 사례는 더 많고, 이유는 장애인 가정이 막대한 장애아 양육비로 너무나 큰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현재 있는 지원 제도 중에 비장애 아동 돌보미 지원 제도가 있다. 이 서비스는 저소득층이나 편모 편부 가정의 비장애 아동의 방과 후 월 120시간을 돌봐 주는 서비스다. 그런데 장애아동은 월 1시간도 안 돌봐 주고 있다. 비장애 아동은 월 120시간의 혜택을 받는데 장애아동한테 1시간도 지원되지 않는 이런 나라가 어디 있는가.” -만약 예산이 확보되면 장애인 가족 한 가정 당 월 얼마를 지원 받게 되는 건가. “한 달에 20만 원 정도를 지원 받게 된다. 소득에 상관없이 지원되어야 하는데 1만8천명밖에 지원 받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소득이 적은 순서대로 지원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예산이 확보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부모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부모들이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국회를 점거하든 청와대를 점거하든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예산 확보를 관철시킬 것이다.” ⓒ 함께걸음(http://www.cowalk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