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맡기고 가느라 서울엔 조금 늦게 도착하였다. 다섯시, 보건복지가족부 앞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국장애인부모연대.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의 동지들이, “활동보조추가와 장애인가족지원 예산증액 촛불문화제” 를 참석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였다. 전경들이 지하철역과 보건복지부앞 그리고 우리주위를 에워싸고 마치 경찰들과 집회를 하는 것처럼 보일정도로 애매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모두 알고있는 것을 다시 한 번 말하자면, 활동보조제도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생활을 할 수 있는, 밥먹고 옷입고 소대변보고 이동하는 것을 보조받는, 산소같은 것이다. 장애인부모에겐 잠시라도 숨을 쉴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절실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활동보조시스템은 경직되어있다. 제도가 필요한 사람에게 자유롭게 사용토록 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참 친절하게도(?), 일일히 나누고 정해준다. 장애유형과 처해있는 환경, 당사자의 의견등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급수를 매기고 등급을 결정하고 그냥주면 거져준다는 생각이 들어 자부담을 부과하고 이용자들의 삶도 모르는 주제에 멋대로 재단하여 시간도 정하여 그대로 따르라고 한다. 이것이 대한민국 장애복지의 한계인것이다. 사람들의 이해와 요구, 수요등을 제대로 검토하지않고 정해진 시간과 정해진 예산에 맞추라고 한다. 재밌는 복지 통계가 아닐 수 없다. 장애인가족지원은 어떠한가 해마다 장애인가족동반자살이 늘어나는데도 그것은 행정을 집행하는 그들의 고통이 아닌것이다. 다만 자신과 무관하다고 여기는 어느 불쌍한 아주짧게 기억하는 이름모를 사람들의 죽음인것이다. 장애인가족의 삶 – 집회중 어느 부모가 말한 것처럼 – 천륜을 거스르는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우리 사회 맞다. 좀 더 나열하면 아이가 장애판정이후부터 부모는 물론 비장애형제, 시댁 친정 할것없이 자신의 삶의 전부 또는 적어도 일부분은 늘 정신적 육체적 부담을 가져야 한다. 아침에 눈떠 씻기고 입히고 밥먹이고 오줌.똥누는 것 그리고 치료받고 교육받고 병원가고 한 시라도 눈을 떼면 아이와 이별을 해야하는 응급상황들, 잠들어서도 경련을 일으키거나 근육이 경직되진않는 지 불침번을 서야하는 일상! 게다가 비장애형제들은 어떠한가 장애형제와 살고있는 비장애형제들치고 정서가 불안하지않은 사람이 없다는 어느 부모의 말에 역시 공감한다. 내가 아는 장애인가족의 부모치고 오래살았다는 이야긴 별로 들어보지 못했다. 부부중 한 사람이 정신장애나 병을 갖게되면 아무생각없이 삶을 포기하고 싶어진다. 그렇다. 아마도 부모손으로 자식을 죽이거나 버려야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장애인가족지원! 우리가 말하기전에 정부는 장애인가족의 뼈저린 고통을 헤아려주고 제대로 된 지원을 반드시 해줘야 한다. 이것은 사회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왜? 또 개인적인 일이라고 말하고 싶은가? 전국에서 모인 장애인과 부모들의 발언을 듣고도 꼼짝않는 보건복지부앞의 도로를 막았다. 전경들과 몸싸움이 벌어진다. 깔리고 맞고 뜯기고 소리지르고 끌려가고 또 싸우고 – 거친진압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전경들 중 한 명이 내게 “xx년”이라고 한다. “내가 네게 욕들을 이유없어, 사과해!” “내가 아줌마에게 왜 사과해!” “네 사과받지않음 넌 오늘 나와 밤새야 해, 사과해!” 그 전경의 옷을 끝까지 놓질않았다. 삼십분정도 지나서 “미안해요” 말한다. 쥐처럼 공권력뒤에 숨어 여유있게 바라보고 있을 높으신 양반들을 생각하니 분노가 폭발한다. 투쟁현장은 가슴이 아리다. 내 삶을 되새김질한다. 비가 쏟아붓는다. 새벽 세시경에 안국역지하에서 짧은 잠을 청한다. 내일 아침일찍 다시 보건복지가족부 공무원들이 출근하기전에 다시 투쟁하기로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