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원주대책위에서 향후 촛불의 상황과 관련해서 한 가지 결정을 했다. 미안하지만 쫌 까칠하게 말하자면 대책없는 대책회의다. 몇몇 사람들에게 문제제기를 했는데.. 뭐..그 사람들이 내 문제제기를 꼭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무는 없다. 문제는, 직접민주주의의 새로운 모습으로 평가되고 있는 촛불이 여전히 불완전한(민주주의라는 차원에서..) 대의기구인, 정확하게 말하자면 대의기구도 아니고 그냥 실무기구에 가까운 대책회의에서 무언가를 결정하고 촛불들에게 따라줄 것을 요청-쫌 심하게 말하면 강요-한다는 것이다. 무슨 이유로 어떤 결론이 있었고 그 결정이 올바르다고 하더라도 촛불과 함께 결정하지 못한 것은 대책회의가 지금까지의 관성(!)대로 움직인다는 것이고. 그 관성-대의제, 혹은 그것을 뛰어넘는 월권의식-을 촛불이 거부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활동가는 항상 올바르지 않다. 올바르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을 공유하며 함께 결정하고 함께 행동하는 것-직접민주주의를 확장하는 것이 이 활동가가 취해야할 과제이다. 우리 운동의 모든 문제는 그래서 대의제와 직접민주주의의 괴리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촛불은 대책회의에 그런 결정을 할 수 있다고 결정권을 위임하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촛불은 촛불 참여자 스스로 결정하고 참가해왔다. 대책회의는 촛불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실무적인 역할을 하는 단위였다. 그런데 무언가 결정을 하고 그 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없는 촛불에게게는 사실상 결정을 ‘강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건 100가까이 타오르고 있는 촛불의 ‘직접민주주의’를 무시하는 권위적인 태도이다. 물론 대책회의가 지치고 있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렇다고해서 그렇게 결정해야 한다는 이유가 될 수 없다. 대책회의는 더 많은 촛불들과 함께 공유하고 결정해야 한다. 지금까지 촛불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은 바로 그런 과정-직접 민주주의이다. 물론, 나는 그 결정에도 다른 의견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