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인도에 다녀 온 도반스님은 인도는 펼쳐진 경전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저는 아직 인도에 가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난번 법원에 조선일보 소장을 접수하고 서울에서 영덕으로 돌아오는 길에 무심히 창밖에 스치는 풍경을 보면서 문득 펼쳐진 경전이라고 하던 도반스님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나즈막한 산 언덕에 곱게 피어나고 있는 산벛,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는 잘 손질 된 논과 밭, 흙먼지 날리는 구부러진 신작로, 허물어져가는 농막, 멀리 어느 집인가에서 오르는 하얀 굴뚝연기, …..
공교롭게도 버스는 운하가 지나가는 충주를 지나, 괴산, 단양, 예천, 그리고 안동 방향으로 달렸습니다.
저는 이 아름다운 풍경을 아직 눈에 다 담지 못했고 충분히 사랑하지 못했다고 느꼈습니다
Ⅱ
총선 이후 운하 문제가 주춤해진 듯합니다. 그러나 중단이라든가 재검토라는 말은 아직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삼성을 비롯한 대한민국 10대 대기업이 운하 콘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고
운하를 추진하려는 분들이 청와대에 주요 직책과 대통령의 측근에 포석되어 있으며
운하를 추진하는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과반 이상이라는 것,
지난 몇 달 동안 보수 일간지의 사설은 얼핏 중립적인 듯 보인다는 것이며
지역민들의 투자 심리는 점점 상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추측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은 “꾼”들이라는 것이며
국회는 언제든지 합법적으로 특별법을 통과 시킬 수 있다는 것이며
중립적인 듯 보이는 언론은 언제든지 전향 될 수 있다는 것이며
지역민들은 이익에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그들의 움직임은 일사분란하고 조직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히려 사람들은 그들의 움직임이 물밑으로 내려간 것을 안심하는 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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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 그들은 운하 반대운동의 과정과 그 성과를 정확하게 꿰뚫고 있을 것이며 그에 대응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과 적법 절차에 꿰맞추어진 방편들을 고안하여 그 수순을 밟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물밑 작업은 그동안 자발적으로 참여한 낱알같은 사람들의 노력을 흐트르고 와해시키기 위한 일이 되겠지요.
이 땅에는 그들을 수호하고 비호하기 위한 전문가들과 연구소, 그들이 만들어 내는 보도 자료를 받아쓰기 하는 언론은 그 수를 손꼽을 수 없으며 그 외에 또 얼마나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우리는 짐작도 하지 못합니다.
이 시점에서 보수 언론이 다시 천성산 문제를 주의 예시하고 논하는 것을 봅니다.
그들에게 천성산은 풀을 건드려 뱀을 쫏는 打草驚蛇 의 모사로, 경제를 외치는 그들에게 환경문제로 수조원의 손실의 억지 논리가 먹혀들어간 천성산 문제 보다 대중에게 잘 알려진 문제는 없기 때문입니다.
<최근 조선, 동아, 중아일보의 기사 >
혹자는 제가 조선일보를 상대로 10원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가십거리나 법정 이벤트 정도로 생각합니다.
저는 사람들이 가십거리 정도로 생각하는 일을 위하여 지난 6개월 동안 3000편이 넘는 기사를 스크랩하여 분석하고 그에 관련된 수십 편의 논문과 자료를 찾아 정리하기를 하루 10시간 이상했습니다. 마지못해 일을 손에서 놓아야 할 때는 저나 제 컴 중 하나가 고장이 나서 더 이상 진행을 못할 때였습니다. (너무나 빈번한 고장으로 전전긍긍했지만 )
만일 천성산 문제에서 2조 논리를 빼낸다면 그 자리에 무엇이 남게 될까요.
그 지점은 그들이 개가 흙덩어리를 쫏듯 쫏는 지점이며,
제가 우리 모두에게 묻고 싶은 지점이며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할 空寂한 영지입니다.
Ⅲ
공교롭게도 방금, 자료를 찾으러 들어 갔다가 , 어제 국회에서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운하문제의 무기한 연기나 백지화는 터무니 없는 일이며 정부의 입장도 변한것이 없지만 그러나 반드시 여론을 수렴하여 추진 할것이라고 발표한 기사를 보았습니다.
저는 섬뜩하여지는 가슴을 억누르며 장관님께 여론을 수렴하여 추진하겠다는 말의 뜻을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장관님께서 말씀하신 “여론 수렴” 이라는 말과 뜻이 당신이 고속철도 공단의 이사로 재직하던 시절 천성산 문제에서 보여 주었던 것과 같이 –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이해관계자를 찾아가 수십억대의 로비로 유혹하고, 안티들을 고용하고 연구소와 언론을 추동하여 하늘을 가리고 국민을 속여서는 결코 안된다는 것을 감히 충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양이 크면 음도 큰법이라 했지만 이 일은 백년, 천년 대계로 결코 천성산 문제에서 처럼 양을 가장하여 음한 기운을 쓰는 것을 국민들은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지난 2006년 9월 26일 당시 고속철도 공단 이사였던 정종환 장관을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했지만 1년 6개월이 지나도록 그에 대한 사법처리 과정을 통고받지 못했습니다.
압도적인 여론의 지지가 있었지만 새만금은 3보1배 후에, 천성산은 공동조사 후에 무너졌습니다.
아래 첨부하는 사진은 공동조사 다음날인 2005년 2월 5일 동아일보의 지면 기사이며 주된 내용인 2조 문제는 조선을 비롯한 거개의 언론에서 난형난제의 내용으로 400회 이상 다루어졌던 내용입니다.
지난해 9월 동아일보는 언론중재위의 조사와 심리를 통해 천성산 손실= 145억이라는 정정보도를 발표했지만 천성산 문제의 고정관념은 결코 정정되지 않았고 다시 재론되고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천성산 이야기를 계속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만일 우리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지 못한다면 바로 우리 눈에 보이는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그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때 우리는 우왕좌왕하고 사기를 흐트린다면 마음을 모으기 어려울 것입니다.
물길을 걷다. 다섯번째 이야기는 마음을 모으는 방법에 대하여 여러분들과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워보고 싶습니다. (의견 게시판을 남기겠습니다.)
개인적인 이유로 이야기를 서둘러 끝내면서 위의 영상물을 다시한번 천천히 바라봐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달리는 버스속에서 찍은 흔들리는 풍경이지만 ….. 이 영상물은 우리 산하의 아름다운 주름진 본얼굴이며
가슴으로 느끼지 않으면 읽히지 않는 우리 앞에 펼쳐진 가장 오랜 된 경전입니다.
슬픈 꽃비 내리는 산언덕에서 지율합장
지난번 이야기 드린 (한국 관료와 지식인사회 어디로 가고 있는가)하는 문제는 조선일보 소장을 정리하면서 정리하여 재론의 필요를 느끼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