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일의 상황에 관해 말씀드릴께요. 지난 3월 24일 시장면담에서, 장애인들의 아픔은 공감하나, 예산이 없고, 중앙부처와 상의해야하며, 한 일년쯤 고민하겠다는 김기열시장의 답변에, 원주 장애인 공대위는 그래도 시청측에 한번 더 기회를 주자고, 그리고 정확한 입장을 문서로 받아보자는 것에 협의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31일까지 공문요청을 했고, 받았습니다. 10대요구안에 관한 구체적인 답변은 없었고, 정확히 넉줄의 입장이 있었습니다. 지난 시장면담과 다른내용은 없으며, 예산이 없고, 고민해보겠으며, 당장은 이행이 어렵다는 것이였습니다. 우리는 다시 실무자회의를 가졌습니다. 지금까지 개별적으로도, 단체별로도, 장애인의 삶의 어려움과 복지의 열악함을 수없이 문제제기 했으며, 3월초순부터 한달동안 장애인의 생존권적 10대 기본권을 요구하였음에도, 구체적인 이야기나 의지가 없는것에, 원주 장애인 공대위는 시청사회복지과에 직접적인 항의를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오후4시, 시청2층 사회복지과 사무실에, 지체장애인들과 부모들 스무명이, 원주시청의 장애인들의 생존을 위한 구체적인 답변을 촉구하며, 사무실안으로 들어섰습니다만 누구하나 거들떠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이야길 했습니다. ” 기다릴만큼 기다렸다, 말할만큼 말했다. 그러나 장애인복지가 절실하다는 것을 논의하고 협상하는 것에, 원주시청은 전혀 의지가 없다는 것을 우리는 확인하였다. 우리의 삶은 외롭고 힘들다. 이것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다. 가족의 문제도 아니다. 장애를 가질수 있는 수많은 사회적요인들이 있음에도, 이것을 외면한다면 우리는 강경하게 나갈수밖에 없다. 우리의행동이 지나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까지 일년에 공식적으로 밝혀진것만으로도 장애인관련 사고와 자살등의 문제들이 스무건을 넘는다. 그동안 장애인의 삶을 방치하고, 복지에 구체적인 노력을 하지않은 시장과 공무원들은 직무유기다. 장애인들이 지역에서, 사회에서, 사람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없고, 구조가 그렇게 만들어지질않아, 온통 벽으로 둘러싸여있는 심정으로, 생과사의 갈림길에 서있고, 급기야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게 되는 이런상황을 만들어준 것은 폭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원주시청의 구체적인 해결의지가 있을때까지 이곳에서 한 발자국도 물러서질 않겠다. ” 두시간이 지나도, 사회복지과장과 장애복지계장은 여유있는 웃음을 지으며, 어디론가 열심히 전화만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사회복지과 과장의 웃음에 소름이 끼쳤습니다. 잠시후 형사들이 사무실에 다섯명, 복도에 10명에서 15명정도가 배치되었습니다. 제게 다른곳에 가서 이야길하자고 합니다. 이와같은 상황속에서, 우리는 구호를 외쳤습니다. ” 장애인도 사람이다! 생존권을 보장하라!” “ 장애인차별 철폐하고 인간답게 살고싶다!” “ 장애인에게 활동보조는 생명이다! 활동보조 보장하라!” “ 피눈물속에 살고있다. 생존권을 보장하라!” “ 세상과 만나고 싶다! 이동권을 보장하라!” “ 이제는 행복하고싶다! 장애인가족지원정책 도입하라!” “ 장애인은 세상의 주체다! 평등하게 살고싶다!” “ 눈물나게 일하고싶다! 노동권을 보장하라!” “ 감옥같은 시설을 거부한다! 주거권을 보장하라!” “ 미어터져 죽는구나 장애인 복지관 증설하라!” “ 장애인복지 외면하는 원주시는 각성하라!” 지체장애, 정신지체, 시각장애, 근이양증(근육경직)을 가진 장애인동지들과 부모들의 투쟁사를 듣고, 40만원의 임금을 받지못한것을 항의하다가 자본가에게 폭행당해 운명을 달리하신, 강릉의 노동자를 위한 집회에 참석했던,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우리환경미화원 동지들이, 우리를 연대하기 위하여, 저녁즈음에 오셨습니다. 마음이 따뜻했습니다. 민주노동당과 사회당, 그리고 원주협동조합협의회의 실무자들도 함께 하여, 힘이 났습니다. 저녁식사를 하는 것도 잊은채, 우리는 누가 시키지않아도,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고, 왜 연대해야하는지를 가슴절절히 나누었습니다. 이제 조금씩 원주시청에서 긴장을 합니다. 경찰들이 계속 움직입니다. 주민생활지원국장이 만나잡니다. 대표단이 만났습니다. 공문과 동일한 이야기만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8시반경에 장애인부모와 활동보조인선생인 김밥과 빵을 사가지고 오셨는데, 시청문을 열어주질않는다고 하여, 항의를 하였습니다. 넉넉한 양의 먹거리는 아니였지만, 그 어느때보다도 소중한 저녁식사였습니다. 손을 이용하시기 어려운 분들을 도와드리고, 서로의 입에 김밥을 먹여주면서, 목구멍에 뜨거운 무엇인가가 올라왔습니다. 식사를 하는중에도, 경찰들은 계속해서, 시청공무원들과 만나, 이야길해보라고 합니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않으면, 더 이상 만나고 싶지않다고 했는데도, 끈질기게 설득합니다. 그래서 외쳤습니다. “ 남의 일이 아니다. 경찰들도 동참하라! ” (장애를 가질 수 있는 확률이 높은 직업중의 하나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외친 구호였습니다.) 9시부터 10분간격으로 경비과장이 확성기를 들고, 뭐라고 우리에게 이야길 합니다. 아마도 해산하지않으면,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였던 것같습니다. 전경들이 사회복지과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구호를 외치고 있는 남병준 동지를 연행하려했고, 그 옆에 있던 저는 그것을 제지했습니다. 우리는 끌려나갔고, 원주경찰서 수사과로 갔습니다. 담당형사가 조사를 했고, 열두시가 넘어, 지침상 내일 계속해야하니, 유치장으로 가랍니다. 유치장은 처음였는데, 몸도 지치고, 목도 아프고하여, 물을 조금마시고, 간단히 세수하고, 잠을 청하였습니다. 참 추웠습니다. 그래도 현장을 지키고 있는 동지들은 제대로 눕지도 못하고 있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정도는 참아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침일찍 밥을 먹었습니다. 조사받으랍니다. 수갑을 채우려고하여, 중죄를 지은것도 아닌데 거부한다고 했더니, 원래는 지침상 해야하나, 봐준다고 합니다. 조사받는것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그리고 의아하게도 나갈 수 있는 절차를 다 밟은것같은데도, 뭔가를 계속 기다리는 눈치였습니다. 아마도 원주시청과 계속 연락을 하는 눈치였습니다. 분명히 우리의 석방을 놓고, 거래(?)를 할 것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우리는 괜찮으니, 현장을 잘 지키고, 끝까지 버틸것을 당부했습니다. 오후4시에 원주경찰서를 나왔습니다. 원주시청에서 11일에 실무협상을 하자고 제안했다고 합니다. 추경예산에 반영할 의지가 있다고 합니다. 사회복지과장의 서명이 있는 근거문서를 보았습니다. 현장을 지키고, 몸도 마음도 고단한 동지들이, 원주시청 정문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저녁식사를 하면서, 투쟁에 관한 평가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더 단단한 대오를 결성할 것을 결의했습니다. 하루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소중한 경험을 했습니다. 이후에 더 많은 소통과 준비를 하여, 반드시 장애인의 생존권을 보장받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다시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