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베이 스피리트호 로 말하자> 사고 배 명칭 따 이름 짓는 게 국제적 관행 인재인데도 천재처럼…삼성중 뺀 채 ‘예인선’ 제5금동호 사고(1993), 시프린스호 사고(1995), 제1유일호 사고(1995), 호남사파이어호 사고(1995), 제3오성호 사고(1997)….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주요 유조선 기름유출사고의 명칭이다. 모두 사고를 일으킨 배의 이름을 땄다. 이런 이름짓기는 ‘엑손 발데즈호 사고’처럼 국제적으로도 일반적인 관행이다 그런데 왜 언론에서는 이번에 벌어진 사고를 ‘허베이 스피리트호 사고’라 하지 않고 ‘태안 기름유출사고’라고 부를까? 언론학자들이 이런 잘못된 이름짓기는 가해자는 사라지고 피해자만 부각시킨 언론의 잘못된 보도태도에서 비롯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재난 발생지가 주요한 농수산물 생산지일 때는 자칫 지역민의 생계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지명을 이름에 쓰지 않는 것이 상식”이라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이 사건을 ‘삼성중공업 서해 기름오염사고’라고 부르고 있다. 이처럼 관례에도 어긋나고 지역에 해로운 명칭이 통용되도록 방치한 것은 지자체가 미디어 홍보대책에 나설 겨를과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점도 지적됐다. 장호순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9·11 사태 때 줄리아니 뉴욕시장은 하루에도 몇 번씩 언론브리핑을 하면서 뉴욕이 관광과 상업의 중심지로서 이미지 손상을 입지 않도록 애썼다”며 “태안군에서 그런 고도의 미디어 홍보대책이 이뤄지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출처..한겨레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처음부터 언론에서는 태안기름유출이라 불렀고, 우리는 그대로 따라 불렀습니다. 그럼, 언론에서는 이런 관행을 몰랐을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사고명을 짓는 관행이 위와 같다면 태안기름유출이란 사고명은 어떤 속내가 숨겨진 게 분명하겠지요.. 사람들의 무의식을 지배하는 언론의 위력은 참으로 중요하고 대단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