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토요일 태안에 다녀왔다. 우리가 다녀 온 곳은 자원활동이 그다지 많지 않은 곳이라 했다. 도착하여 차에서 내림과 동시에 코를 찌르는 기름내란…. 방제복, 장화, 마스크를 갖추고 바다로 내려가 기름에 쩔은 돌들을 하나하나 닦았다. 처음엔 무심코 닦았는데 계속 닦다보니 마치 돌이 살아 숨쉬는 느낌이 전해져 왔다. 태안의 돌은 생명이 있는 생물이었다. 하나를 닦아 내려놓고 그 옆에 있는 돌을 닦고 나면, 좀전에 내려놓았던 그 돌이 머금고 있던 기름을 더 토하며 다시 내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염된 물에 사는 물고기가 어쩔 수 없이 호흡을 하며 생명을 이어가는 것처럼, 태안의 돌도 검은 기름조차 온몸으로 호흡하며 고통스러워 하고 있었다. 마음이 아팠다.. 그건 검은 눈물이었다.. 이번 사고가 우리 모두에게 직접적인 내탓은 아니겠지만, 지구를 오염시키며 살아가는 한 생명으로서 사죄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정작 직접적인 탓이 있는 거구는 죄의식은커녕 적극적인 해결의지도 미약해 보인다. 대한민국에서 자본의 양심은 기대하기 힘든것인가.. 앞으로 몇십년..우리는 늘 미안한 마음으로 검어진 바다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직도 그곳의 기름내와 죽어가던 그리고 죽어있던 생명들이 눈에 선하다….. 이상은 지난 15일 처음 태안을 다녀온 후 흥분된 상태로 썼던 일기내용이다. 일주일 후 다시 갔을때는 자원 활동이 어느정도 진행된 상태라서인지 처음 가셨던 분들은 그리 심각함을 못느꼈을 것 같았다. 게다가 많은 자원의 손길을 효율적으로 배치.활용을 못한 것 같아 아쉽기도 했고.. 하지만, 함께했던 분들의 마음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그것만으로도 의미있는 활동이 아니었나 싶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자원활동이 마치 생활처럼 이어졌으면 좋겠다. 또한, 정부에서도 가장 적합하고 효율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실행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마땅하다. 사람이 할 수 있는 노력과 바다 스스로의 회복노력이 계속된다면….다시 이전의 서해를 되찾을 수 있있을까..올 여름..안면도를 다녀왔던 기억이 더욱 소중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