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샘의 초록친구 개강후기

2011년 4월 15일 | 초록친구

 

 

모여라, 초록친구들

 

 

 

4월 9일, 오크밸리 환경교육센터에 삼삼오오 아이들이 모여든다. 이제 막 개화를 시작한 연분홍 진달래 꽃잎들이 춤추듯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팔랑거리며 다가온다. 초록친구들 입학식장에서 초록샘들은 각자 자기 모둠 아이들에게 이름표를 나누어 주고, 아이들은 간단한 입학식을 마치고, 안전 수칙 만들기에 들어간다.
 
내가 맡은 아이들은 3,4학년 아이들이다. 안전 수칙 만들기에 머리를 맞대고 둘러 앉은 모습이 자못 진지하기까지 하다. 모둠 이름을 우선 정하자고 하니, 자연으로 와서 ‘자연’을 넣고 공부가 아닌 놀이를 하고 싶다고 ‘놀이’를 붙여 ‘자연놀이’란 근사한 모둠 이름을 완성해 낸다. 저학년 아이들이지만 생각하는 것이 어른스럽다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안전수 칙은 공평하게 하나씩 생각해 내어 각자 적고 마무리를 지었다. 이 수칙들은 환경교육센터 게시판에 걸려 초록친구들이 올 때마다 스스로 보고 지키게 될 것이다.
 
이제 각자 자기의 나무 심기를 할 시간이다. 아이들은 어떤 나무를 심게 될지 궁금한 모양이다. 환경교육센터 근처에 40개의 구덩이가 나무의 주인을 기다리고 있고, 아이들은 어린 나무 묘목 하나씩을 받아 들고, 신이 나서 구덩이를 찾아 간다. 나무를 심기엔 구덩이가 너무 얕다. 아이들은 모종삽을 들고 열심히 구덩이 속에 흙들을 파내기 시작한다. 그러나 흙속에 돌들이 너무 많다. 아이들의 이마에 땀이 맺힌다. 내게 도움을 청한다. 돌덩이가 제법 크다. 고사리 손으로 돌덩이를 들어내곤 만족스런 미소를 짓는다. 나무를 심고, 흙을 덮어 준다. 힘들까봐 도와주려하니 하나같이 스스로 하겠다고 도움을 내친다. 언제는 도와달라고 하더니…
 
자기가 혼자 심었다는 자부심을 갖고 싶은 것일 테지. 그래도 그런 모습들이 너무 예쁘다. 페트병에 물을 담아와 나무에 조심스레 물을 준다. 각자 자기나무 이름표도 달아 준다. 오늘 심은 나무는 팥배나무와 야광나무, 생강나무지만 아이들에게는 나무 종류는 이미 아무 의미가 없다. 자기가 이름 붙여준 자기만의 이름이 있기 때문이다. 한 달에 한번 오는 교육센터에 다음 주에도 자기나무를 보러 오겠다는 아이도 있다. 소감을 물으니 나무 심기가 재미있었다고 한다. 여기뿐아니라 앞으로도 어디에서건 많은 나무를 심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아픈 지구를 위해서.
 
단체사진을 끝으로 오늘 초록친구들과 만남이 끝을 맺었다. 아이들의 가슴 속에도 근사한 나무 한그루씩 자라고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떠나는 아이들을 보며 초록샘을 시작한 것이 가슴 뿌듯함으로 다가온다. 앞으로 자라게 될 나무들 같이 초록친구들에게도 올 한해가 자연으로 한발짝 들어서는 키높이의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여기 환경교육센터가 초록친구들에게 자연놀이터가 되길 바란다.
 

초록친구 개강후기/초록샘 윤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