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농장을 다녀와서

2006년 10월 1일 | 미분류

황금들녘을 지나 밤농장으로 가는 길은 온통 풀들세상이었습니다 .마을어귀에 들어서자 문지기처럼 서있던 거위 두 마리가 낯선 우리를 보고 꽥꽥거렸어요.그나마 거위 두마리가 있어 마을의 적막감을 덜어주니 다행이지뭐예요. 지긋한 할머니 두 분이 길바닥에 철푸덕 앉은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언제나 시골마을에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릴런지요. 떠억 벌어진 느티나무를 시작으로 은행나무까지 군용기소리 핑계삼아 잠깐 딴청도 했지만 성실한 국장님의 해설은 언제나 진지합니다.알기 전에는 그냥 풀이며 그냥 나무이지만 알고 나면 더욱 관심이 가고 친근감을 느끼니 어쩜 사람 알고 지내는 것과 그리 똑같을까요.이름을 알고나니 이젠 함부로 뽑기도 함부로 등치기도 못할냥싶어요. 부모님과 함께 온 한 여중생은 억지로 나들이 한 듯 불편한 기색이었지만 점점 기분이 나아져 점심무렵엔 예쁜 미소를 볼 수 있었죠.고슴도치새끼마냥 웅크리고있던 빈밤송이 긁어내 밥먹고 궁둥이도 몇번 찔렸지만 도시락까먹기는 늘 재미있지요.늑장부린탓에 밤집게 하나 차지못해 발을 동동 굴렀지만 요이~땡 하자마자 부리나케 투드리며 밤줍기에 열을 올렸습니다.가질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모두들 정신없이 주워담았고 결코 가을땡볕도 그 의욕을 막을 수 없었지요.제일 큰 밤,제일 작은 밤을 뽑아 포상한 후 주운 밤을 모두 다 털어버렸습니다.농약 안치고 밤농사짓기가 참으로 힘들터인데 안전한 먹거리를 누구나 먹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젊은 농장주의 열변은 희망과 반가움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바램이 꼭 이루어지리라 믿고싶어요.그나저나 오늘 장대로 밤투드려준 남자분들 늦게나마 감사드립니다.채 익지않고 떨어진 풋밤에겐 애도를… 메리 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