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짓는다며‥묘지 ‘무더기 훼손’

2012년 8월 7일 | 활동소식

골프장 짓는다며‥묘지 ‘무더기 훼손’ MBC | 조국현 기자 | 입력 2012.08.02 건설업체들이 골프장을 만들면서 부지 안에 있는 묘지 수십 곳을 훼손해 후손들이 격렬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봉분 아랫부분만 남기고 주변을 파내 졸지에 흙기둥이 되버린 무덤들. 무슨 사연인지 조국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강원도 홍천군의 장락산 중턱. 덤프트럭들이 연신 흙을 실어 나릅니다. 산 속에 골프장을 짓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공사 현장 여기저기에 정체 모를 흙기둥들이 서있습니다. 사람 키 몇 배가 되는 흙기둥 위로 봉분이 솟아 있습니다. ‘묘지’입니다. 건설업체는 골프장을 만들면서 산소 부근을 무리하게 깎아내렸고, 그 때문에 오동나무 관과 유골까지 흘러내렸습니다. 인근의 또 다른 골프장 건설 현장. 여기서도 훼손된 묘지를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남의 묘를 없애거나 허가 없이 이장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그래서 묘지 이장이 해결되지 않은 채 공사를 시작한 건설업체가 묘지 부분만 남겨 놓은 채 산을 깎아놓은 것입니다. 업체 측은 문중 대표들로부터 합법적으로 토지를 매입했다고 주장합니다. 또 이장 안내장을 보내는 등 적법 절차를 밟았다는 것입니다. 업체 관계자 “(무덤 때문에) 큰 사업을 망치나? 야간작업하고 있잖습니까. 지금. (이장하라는) 내용증명도 수도 없이 보냈어요.” 반면 묘지 연고자 상당수는 자신들은 땅을 판 적이 없다고 반발합니다. 오춘기/묘지 연고자 “산소를 찾을 수가 없는데 골프장은 계속 공사를 하고있고…이거 억울해서 어떡해야 합니까.” 관할 군청은 절차상 하자가 없어 나서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홍천군청 담당자 “답은 없어요. 나름 관심을 가져보려는데. 저희도 (주민들이) 딱해요.” 이런 사정으로 훼손된 묘지는 강원도 내에서만 60여 기에 달합니다. MBC뉴스 조국현입니다. (조국현 기자 jojo@mbc.co.kr) [저작권자(c) MBC (www.imnews.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