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뉴스]하늘다람쥐 등 천연기념물 서식지에 ‘골프장’

2011년 2월 28일 | 활동소식

하늘다람쥐 등 천연기념물 서식지에 ‘골프장’ ◀ANC▶ 하늘다람쥐라는 아주 귀엽게 생긴 멸종 위기의 동물을 촬영했습니다. 그런데 이 다람쥐 서식지에 골프장이 생길 예정이라 다람쥐들이 쫓겨날 판입니다. 아기 다람쥐가 도토리 점심가지고 어디로 소풍을 가야겠습니까? 김연국 기자입니다. ◀VCR▶ 은사시나무 숲 곳곳에 하늘다람쥐의 둥지가 보입니다. 나무 아래쪽으로는 하늘다람쥐의 배설물이 가득합니다. ◀SYN▶ 배보람/녹색연합 야생동물 담당 “만져보시면 다 굳지도 않아서 눌리거든요. 아주 최근에 싼 것 같아요.” 근처에 있는 또 다른 은사시나무 숲. 산을 오른지 5시간 만에 드디어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하늘다람쥐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사람을 무서워하는 기색도 없이 빤히 바라봅니다. 다음날. 또 다른 은사시나무 숲에서 하늘다람쥐가 또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사람들이 소리를 내며 다가가자 순식간에 날개를 펴고 하늘을 납니다. 하늘다람쥐는 2005년 국립환경과학원 조사에서 전국에 119마리밖에 없는 것으로 조사된 희귀종입니다. 취재진은 근처 또 다른 은사시나무 숲에서 까막딱따구리 촬영에도 성공했습니다. 역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2급입니다. 짝짓기를 앞두고 숫놈과 암놈이 서로를 큰 소리로 부릅니다. ◀INT▶ 윤순영/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아주 희귀조류라고 보시면 돼요. 흔하게 볼 수 없는 조류입니다. 그만큼 그 쪽이 서식조건이 굉장히 좋다는 거죠. 우수하다는 거죠.” 이 숲에서는 역시 멸종위기종인 삵의 배설물도 쉽게 발견됐습니다. 배설물에서는 동물의 털과 새 뼈, 설치류의 턱뼈도 발견됐습니다. 지금 보신 것처럼 이 숲 속에는 하늘다람쥐와 까막딱따구리가 곳곳에서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숲은 곧 사라질 예정입니다. 18홀짜리 골프장이 들어서기 때문입니다. 환경부 고시에 따르면 멸종위기종 서식지에는 원칙적으로 골프장을 지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골프장은 이미 인허가 절차가 끝났습니다. 1천 쪽이 넘는 환경영향평가서에는 멸종위기종이 없다고 돼있습니다. 조사가 잘못된 겁니다. ◀INT▶ 이승현/원주녹색연합 사무국장 “골프장 사업자가 돈을 대고 돈을 수령한 조사업체에서 조사를 하는 제도 자체가 고쳐지지 않은 한 이런 문제는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 환경청은 재조사의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그조차 골프장 사업자가 다시 하면 된다는 입장입니다. ◀INT▶ 박술현/원주지방환경청 팀장 “(조사를 누가합니까? 생태조사를?) 이건 평가서 작성 주체가 사업자기 때문에 사업자로 하여금 다시 재조사를…” 공정한 재조사를 위해 사업자가 아니라 주민과 전문가들이 공동조사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단 한 번도 적용된 적이 없습니다. 강원도 홍천에만 새로 건설 중이거나 추진중인 골프장이 12개. 강원도 전체로는 41개입니다. 부실한 조사, 마구잡이 개발로 얼마나 많은 멸종위기종이 사라지고 있는지 우리는 아직 모릅니다. MBC뉴스 김연국입니다. ◀ANC▶ 하늘 다람쥐, 딱따구리 보기가 부끄럽습니다. 김연국 기자 ykkim@imbc.com / 2011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