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심기만 하면 뭐하나?

2010년 8월 30일 | 활동소식

가로수 심기만 하면 뭐하나? 벚나무 두른 녹화마대 2년간 제거않고 방치 2010년 08월 30일(월) 원주투데이 김민호 기자 인도블럭에 뒤덮혀 생육환경도 저해  도심 내 가로수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보통 나무를 심은지 2년이 경과하기 전 제거해야 할 녹화마대가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가 하면 일부 가로수는 최소한의 생육환경조차 허용되지 않은채 보도블록에 둘러싸여 신음하고 있다.  원주지방환경청과 교동초교 사잇길. 원주시는 지난 2008년 봄 이 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하면서 도로 양쪽 가로변에 10m 간격으로 벚나무를 식재했다. 나무를 심은지 벌써 2년이 경과했지만 당시 두른 녹화마대는 제거되지 않고 방치된 상태. 녹화마대가 제거되지 않은 벚나무는 한눈에 보기에도 유리나방과 깍지벌레 등 병해충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원주시는 비슷한 시기에 심은 시청 앞 벚나무가 깍지벌레 등의 피해를 입자 한달 전 이곳의 녹화마대를 모두 제거한 바 있다. 하지만 관리의 손길은 다른곳에는 미치지 못했다.  녹화마대는 나무를 심는 초기 수분증발 억제와 겨울철 냉해를 방지하기 위해 사용된다. 식물원에서 밀생한 조경용 나무를 가로수로 식재했을 경우 강한 햇빛을 받게되면 수피가 갈라지는 등 피해를 입기때문에 이를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타 수종에 비해 수피가 두꺼운 벚나무의 경우는 녹화마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벚나무는 가로수 수종 중 병해충 발생빈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상지대 산림과학과 엄태원 교수는 “녹화마대는 비가 오면 물기를 머금게 돼 병해충이 알을 낳거나 번식하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며 “때문에 병해충에 약한 벚나무는 오히려 피해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벚나무 뿐 아니라 일반수종의 경우에도 녹화마대를 2년 이상 두르고 있게되면 목질이 약해져 생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원주시가 어떤 판단으로 그대로 두고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무가 피부호흡을 방해받고 해충의 번식 및 은식처가 되기에 제거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보도블럭에 둘러쌓인 가로수의 생육환경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남부시장과 쌍다리 인근, KBS원주방송국 앞, 원주경찰서에서 원주시선거관리위원회 사이 가로변 등 시내 곳곳의 가로수가 최소한의 생육환경조차 허용되지 않은 채 보도블럭에 포위돼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태에 놓여있다. 그나마 일부는 관심있는 인근 주민들이 나무 밑둥 주변 보도블럭을 걷어 내 숨통이 트였지만 대부분 그 어떤 보호장치도 없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이런 결과는 가로수를 심기만 했을 뿐 사후관리에 손을 놓고 있는 원주시의 무관심이 한몫을 하고있다는 지적이다. 인근 주민들은 “인도를 새로 정비할 때마다 가로수 밑까지 보도블럭을 깔아버리는 것을 수차례 목격했다”며 “부서간 협의를 통해 가로수 보호대책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을텐데 원주시의 관심이 아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주녹색연합 이승현 사무국장은 “나무는 뿌리로도 일부 호흡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나무밑둥을 보도블럭으로 둘러싸면 생장에 큰 지장이 생긴다”면서 “가로수를 새로 심는데만 그치지 말고 기존에 식재한 나무 관리에도 정성을 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가로수 상태를 모두 파악하기에는 현실적인 여건상 무리가 있다”며 “문제가 된 지역은 현장확인을 통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도로정비와 인도블럭 교체시 관련부서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하면서도 그동안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측면이 있다”면서 “더욱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김민호 기자 mh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