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숭례문 복원 소나무 군락지 황폐화

2009년 4월 6일 | 활동소식

식목의 달 4월을 맞아 전국적으로 나무심기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숭례문 복원용 소나무 기증지역인 강원 평창의 소나무 군락지가 신재생 에너지 개발사업이라는 명분아래 무참히 잘려지고 파헤쳐져 황폐화되고 있다. 특히 불법굴취에 따른 공사중단으로 인해 장마철 토사 유출에 따른 수질오염과 산사태 발생이 우려되고 있으나 속수무책 상태로 장기간 방치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6일 평창군과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원모(여ㆍ경기 일산)씨는 강원 평창군 방림면 계촌리 산877번지 일원에 태양광발전시스템 건설을 위해 평창군으로부터 지난해 5월과 8월 등 1, 2차에 걸쳐 2만6000m²의 산림에 대해 산지전용허가를 득한 후 부지조성에 나섰으나 조경업자들의 잇따른 불법행위로 인해 현재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조경업자 이모(원주시)씨는 지난해 여름 허가지역외에서 소나무 24그루를 불법으로 굴취한 혐의(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로, 조경업자 신모씨(충남 예산군)는 소나무 반출을 위해 불법으로 도로를 개설한 혐의(산지관리법 위반)로 입건돼 지난 2월 검찰에 송치되는 등 잇따라 사법처리됐다. 그러나 이같은 불법행위로 지난해부터 공사중지 명령이 내려진 이후 사건종결이 마무리된 현재까지 행정의 무관심으로 불법 훼손된 산림의 원상복구는 물론 허가지역외 소나무 불법굴취 실태 파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태양광발전시스템 건설현장인 평창 방림면 계촌2리 한 야산. 산중턱의 초입새에 들어서자 굴취작업을 마친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곳곳에 뿌리 주위를 감싸고 있는 고무 바에 꽁꽁 묶여 드러누운채 나뒹굴고 있다. 소나무 군락지에서 굴취된 일부 소나무들은 뿌리가 말라 누렇게 변해가는 등 고사위기에 놓여 있으며 파헤쳐진 자리는 시뻘건 흙으로 맨살을 드러내고 있는 등 온통 상처 투성이다. 산 정상부근에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에 호가한다는 금강소나무를 비롯한 수십 그루의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다리에 차는 각반처럼 나무판넬과 철사에 휘감긴 채 반출대기 상태로 두려움 속에 숨을 죽이고 있다. 특히 빨간띠로 허가구역을 표시한 구역밖에도 수령 50~100년 가량의 아름드리 소나무 100여그루가 반출직전 상태로 포승줄에 묶여 거미줄처럼 서로 엉켜 수난을 당하고 있다. 분뜨기 직전의 흙을 돌려서 파내 뿌리를 절단하는 뿌리돌림이 이뤄진 것으로 보아 허가구역 밖에서도 광범위하게 불법 굴취작업이 이뤄진 사실을 반증해주고 있다. 또 소나무 군락지 주변에는 굴취작업에 사용되는 밧줄과 녹화마대, 부산물 비료 더미가 곳곳에 방치돼 있으며 소나무를 반출하기 위해 산 정상에서부터 마을까지 800여m 가량 불법 개설된 도로도 원상복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원주녹색연합 이승현 사무국장은 “숭례문 복원용으로 사용될 만큼 이곳 소나무 군락지는 녹지자연도 8등급에 해당될 정도로 식생 및 자연경관이 우수한 지역”이라며 “소나무 굴취를 목적으로 한 개발현장 같다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24그루외에 추가적인 불법굴취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장을 다시 조사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곳 소나무 군락지에서는 지난 2월26일 숭례문 복원에 사용될 4그루의 금강소나무가 벌채돼 반출될 정도로 식생이 우수해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