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용 소나무 ‘불법 채취’ ● 앵커: 수십 년 된 소나무 수백 그루가 뿌리채 뽑혀 골프장 조경용으로 실려나가고 있습니다. 허가를 맡은 관할 군청은 법규를 몰랐다고 횡설수설하고 있습니다. 김민혜 기자입니다. ● 기자: 강원도 평창군 대화면의 한 야산. 가파른 산비탈에서 굴착기가 굉음을 내며 소나무를 뿌리째 들어냅니다. 뽑힌 소나무들이 트럭에 실려 아슬아슬 산길을 내려갑니다. 작업현장에는 수십년생 소나무들이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습니다. 나무들이 뽑혀나간 자리는 급경사지여서 당장 비라도 내리면 산사태가 날까 봐 주민들은 불안합니다. ● 인터뷰: 나무가 꽉 찼었는데 저렇게 되니 왜 안 내려오겠어요, 언제 죽을지도 몰라요, 나도… 어떨 땐 걱정돼서… ● 기자: 현장을 살펴본 전문가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 인터뷰: 물이 먹으 아주 미끄럽잖아요. 그러면 저런 바위들이 그냥 흘러내린단 말이에요, 다 밑으로, 저 집으로… ● 기자: 한 조경업자가 경기도의 골프장에 조경수로 쓰기 위해지난달부터 굴취, 즉 뿌리째 뽑는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굴취 대상 소나무는 30에서 50년생 300여 그루. 수억원대로 추산됩니다. ● 인터뷰: 평창군 개수리 현장에서 사용하는 나무는 OO골프장 식재사업용으로 나가는 거고요… ● 기자: 더 심각한 문제는 관할 군청의 허가조차 받지 않은 불법이라는 사실입니다. 일정 면적 이상일 때 나무를 이렇게 뿌리채로 내는 굴지작업의 경우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이 허가를 받지 않았습니다. 현행법에 따르면 0.5헥타르 이상 땅의 수목 굴취는 반드시 관할 지자체에 사전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곳의 굴취 면적은 2.17헥타르. 무려 6000평이 넘습니다. 더구나 산사태 위험지역은 굴취 자체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 인터뷰: 굴취가 허가사항인 것은 모르셨어요?밭으로 돼 있기 때문에 밭 주인이 굴취해서 밭으로 쓰겠다고 신고만 하면 되거든요. ● 기자: 관할 평창군청에 어떻게 허가도 없이 굴취가 이루어졌는지 물어봤습니다. 담당 공무원은 몇 헥르부터 허가사항인지 관련 법규를 잘 몰라 실수를 한 거라며 엉뚱한 대답을 늘어놓습니다. ● 인터뷰: 법률적 해석을 잘못하다 보니까 허가 처리할 부분을 신고로 처리한 것 같습니다. 그건 제 실수고요. ● 기자: 불법사실이 드러난 후에도 담당 공무원은 아무런 시정조치도 하지 않았습니다. 평창군은 취재가 진행되자 공사진행 여부를 다시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산림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상태입니다. MBC뉴스 김민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