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공원, 땡볕에 앉을 곳이 없다

2008년 9월 1일 | 활동소식

신설공원, 땡볕에 앉을 곳이 없다 수종선택, 나무식재 등 “이용자 입장에서 고려해야” 2008년 09월 01일 김선기 기자 각종 택지개발에 따라 도심 곳곳에 공원과 녹지가 생겨나고 있지만 실상 땡볕을 피해 쉴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어 주민들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택지개발촉진법에 의해 택지를 개발할 때, 10만㎡ 이상 30만㎡ 미만은 상주 인구 1인당 6㎡ 이상 또는 개발 부지면적의 12% 이상의 도시공원 또는 녹지를 확보해야 한다. 도시개발법이나 주택법 등 각종 법규를 근거로 개발사업을 할 때도 도시공원이나 녹지는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이처럼 법규에 의해 확보된 도시공원이나 녹지가 휴식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자 공원조성에 좀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공원을 조성한지 채 1~2년도 안돼 녹음이 풍족한 공원을 바라는 것은 무리”라며 “처음부터 그늘을 많이 만들려고 나무를 심게 되면 2~3년 뒤에는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거나 솎아베기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무를 옮겨심고 뿌리가 충분히 활착할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 전에 풍족한 녹음(綠陰)을 바라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 하지만, 이와 같은 의견에 대해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다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창원과 대구를 다녀온 원주녹색연합 이승현 사무국장은 “99년에 조성된 단관 근린공원을 자세히 보면 나무 그늘 밑에 설치된 벤치가 없다”며 “이는 나무를 심으면서 그늘로 휴식공간을 만들겠다는 생각이나 주민에 대한 배려가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2년 전 조성된 백간공원도 나무 밑에 벤치가 설치된 곳은 없다”며 “심은지 얼마되지 않아 나무의 수세가 약한 것은 알겠지만 나무 그늘을 통해 휴식처를 만들겠다는 노력이 부족한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늘을 예견하고 준비한 공간이 없다”며 “설계를 할 때 장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나무는 꽂는 수준에서 심고 주변은 잔디만으로 덮었기 때문에 설령 수세가 좋아진다해도 그늘 밑 벤치에 앉아 쉴 공간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종과 나무를 심는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대구나 창원을 보면 녹양(綠量)이 풍부한 느티나무와 단풍나무 등을 주로 식고, 심을 때도 눕혀 심거나 밀식을 해 심은지 1~2년 후에도 주민들이 그늘에 앉아 쉴 수 있도록 했다”며 “가로수 역시 2열 식재나 지그재그 식 병렬 식재로 터널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나무의 식재방법과 수종의 선택, 시설의 설치 등이 공원을 조성하는 입장에서가 아닌 공원에서 쉬는 입장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 조성된지 얼마되지 않아 아직은 삭막한 시청앞 공원이나 백간공원 등이 녹음이 풍부한 주민의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세심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원주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