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 건설하면 홍수, 생태계 파괴” 이차복(서울대 박사과정) 씨, 대운하 바로알기 강연회서 주장 2008년 03월 03일 (월) 김선기 기자 새 정부의 대운하 건설계획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대운하를 건설하면 홍수와 생태계 파괴 등 대재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과학적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대 지리학과 대학원 박사과정을 밟는 이차복 씨는 지난달 27일 원주녹색연합이 주최한 ‘한반도 대운하 바로 알기’ 강연회에서 “대운하 건설의 결론은 대재앙”이라며 이에 대한 근거들을 제시했다. 그는 “운하를 건설하면 지류보다 본류가 수위가 높아 물이 역류해 홍수가 날 수밖에 없다”며 “비 오기 전에 물을 빼면 된다고 주장하지만 물을 빼면 컨테이너선이 좌초되기 때문에 이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유럽의 기후와 달리 여름철 폭우가 내리기 때문에 운하건설에 적합한 환경이 아니며 한반도 대운하의 모델이 되는 독일의 RMD 운하는 자연하천을 굴착해 만든 게 아니라 인공수로를 건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배 운행을 위해 물을 가두면 흐르지 못하고 결국 부영양화로 심각하게 오염될 것이고 겨울철에는 물이 얼기 때문에 얼음을 퍼내야 배를 운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배가 다닐 수 있도록 수심 6m를 유지하면서 홍수를 예방하려면 콘크리트 방벽을 세우거나 12m를 파야 하는데 콘크리트 방벽을 세우는 것은 민원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고, 결국 12m를 파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운하 물줄기에 있는 모든 다리는 교각이 드러나게 돼 결국 모든 다리를 새로 건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운하공사는 재앙이 났을 때 복구가 불가능하며 복구를 하더라도 건설비용의 10배가 소요되며 이는 결국 국민의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게 해 주기 위해서라도 대운하 건설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운하가 홍수조절 기능을 하고 수질을 오히려 좋게 해줄 뿐 아니라 4~5년 안에 건설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는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잘못 배운 것”이라며 독일 RMD운하를 건설하는데 32년이 걸린 이유도 설명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의환 충북대 연구교수는 “강 주변에 매장 문화재가 있는 곳이 170여곳”이라며 “지표조사·발굴조사만 하는데도 3~4년이 걸리는데 이를 무시하고 임기 내 운하를 건설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자리에 참석한 환경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오는 20일경 대운하 반대를 위한 원주지역 대책모임을 발족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