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원주지역 골프장 추가건설 반대 이승현 원주녹색연합 사무국장 원주는 지정면 오크밸리, 문막읍 센추리 21cc, 소초면 강원레저타운, 지정면 동서울레스피아 등 총 135홀 약 220만평의 골프장이 현재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원주시 일산동과 원인동 면적을 합한 것보다 넓은 약 200여만평 부지 7곳의 골프장을 추가 건설한다는 계획이 확인되고 있다. 지정면 기업도시 9홀, 호저면 양·한방 클러스터 9홀, 반곡동 컨벤션호텔 9홀, 태장동 사용종료 매립장에 9홀을 비롯해 문막 비두리 18홀, 부론면 법천리 27홀, 부론 지방산업단지 인근에 36홀 등이 그 것이다. 개발 주체들은 지역경기 활성화와 지방세 수입증대를 위해 골프장을 추진한다지만 실상 골프장 건설은 이로운 점보다 부작용이 더 크다. 우선 울창한 산림지대를 심각하게 훼손하게 된다. 골프장에 벤트그라스 같은 수입 잔디가 잘 자라도록 하기 위해 거의 모든 나무와 풀을 베어내고 지표면의 흙도 1~1.5m 깊이로 모두 파낸다. 혹자들은 훼손은 됐으나 향후 푸른 잔디가 자라기 때문에 또 다른 녹색공간이라는 주장을 하지만 자연상태의 녹지공간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 넓은 곳에 잔디 이외의 생명체는 살 수 없도록 만드는 골프장은 색깔만 푸른‘녹색사막’이 되는 것이다. 두번째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농약과 비료를 뿌려 자연환경을 파괴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따르면 2002년 경기도 7곳의 골프장에 사용된 화학물질 평균량을 조사한 결과 9917㎡당 23㎏으로 9홀(1홀당 약 5만6198㎡) 규모의 골프장으로 환산하면 연간 1150㎏의 농약을 살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렇게 살포된 농약은 지하수와 하천을 오염시키고 대기중으로 날아가 인근 주민들의 건강과 자연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또 농약과 함께 행해지는 다량의 비료사용은 수질오염으로 이어진다. 같은 연구원이 얼마 전 경기도 7곳의 골프장 인근 계곡 생물 종과 개체수 등을 조사한 결과, 골프장 인근의 상류보다 하류로 갈수록 생물 종과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골프장에서 나온 오염물질들이 하천 생태계에 악영향을 주고 있으며 그로 인해 수질도 상당히 오염시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세번째 심각한 지하수 오염과 고갈 피해가 발생한다. 9홀 규모의 골프장이 사용하는 물은 하루 평균 500여t으로 25가구(4인 가족)가 한 달 동안 사용하는 물과 맞먹는 양이다. 원주 기업도시 골프장을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 지하수 때문인데, 인근 유기농 재배농가들이 지하수를 사용해 농사를 짓기 때문이다. 그리고 골프장은 지하수의 부족뿐만 아니라 뿌려진 농약의 상당량이 지하로 지속적으로 침투되면서 우리의 식수원을 오염시킨다. 이렇듯 골프장은 울창한 산림과 지형의 훼손, 농약과 비료로 인한 토양과 지하수의 오염, 지하수 고갈, 하천 오염 등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소요되는 ‘개발’이다. 반면, 산림은 현존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대기정화, 수원함양, 토사유출과 토사붕괴 방지, 산림휴양, 물의 정화, 야생동물보호 등 다양한 공익적 역할과 기능으로 우리를 이롭게 한다. 한 연구기관에서 강원도의 산림가치를 정리했는데, 그 결과는 13조4000억원으로 도민 1인당 849만원에 상당하는 혜택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이 우리의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하는 산림을 보존하기 위해서라도 이제 지자체가 앞장서 더 이상의 골프장 건설은 자제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2007-08-01 2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