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을 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생활태도 모두 변했다” 원주녹색연합 간사를 맡고 있는 유은경씨(44)는 40대 가정 주부이다. 그는 결혼 후 올해 초까지 1남1녀를 키우며 취미생활 정도만을 즐기는 말 그대로 평범한 주부였다. 이러던 그가 지난해 9월, ‘원주녹색연합 생태해설가 교육’에 참여하면서부터 녹색연합과 인연을 맺었다. 간사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올해 2월 9일부터. 녹색연합에서 발행하는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정기 간행물을 읽고 환경운동단체에서 추구하는 것이 평소 자신이 생각해 오던 바와 지향점이 너무나 똑같음을 느끼고 이를 함께 실천하고자 간사로 지원하게 됐다. 그는 “일상에서 나 자신만이 아닌 주변환경을 돌보며 소박하게 살아가는 모습들이 평소 내가 옳다고 생각하고 추구하고자 했던 것이었기 때문에 가정 주부임을 무릅쓰고서 환경단체 실무자로 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오전9시 봉산동에 있는 녹색연합 사무실로 출근해 오후4시까지 회원관리·각종 공문서 작성부터 시작해 환경파괴 현장 방문까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시민단체 형편상 월 몇 십만 원 밖에 안 되는 적은 급여를 받고 있지만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적극적으로 일하고 있다. 간사를 하겠다고 뜻을 갖고 찾아왔던 20대 청년들도 버티지 못했던 자리이다. 그가 각별히 신경 쓰는 것은 회원관리. 시민단체의 대외적인 공신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존립기반이 되는 회원들로부터 먼저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회원들이 사무실을 사랑방처럼 드나들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개발해 실행에 옮겼다. 화분에 더덕을 심어 회원들에게 무료로 분양했고 주말농장을 운영하자고 제안, 현재 반곡관설동 500여㎡의 밭에는 회원들이 심은 농작물이 자라나고 있다. 회원들이 단체 실무자들과 좀 더 자주 만나 이야기하고 함께 해야 회원들로부터 멀어지지 않는 시민단체가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간사 일을 맡으면서 그의 삶도 많은 변화가 일어 났다. 그 중 가장 큰 변화는 남들 어깨 위에만 있는 것처럼 느껴졌던 세상의 짐이 자신의 어깨 위에도 어느 정도 옮겨 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예전에 황사가 오면 오나 보다 했는데 지금은 나와 우리가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며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생활 태도 모두 변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타나는 현상을 보고 사람의 생각은 바뀌게 마련인데 환경문제가 현상으로 나타나면 이미 때가 늦은 것이다”라며 우리 모두가 생활 속에서 환경을 지키기 위한 실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일 접하는 것이 대부분 생소 할 정도로 시민단체 영역에서는 이제 고작 첫 발을 내딛은 그이지만 주변사람들과 가족들의 격려로 항상 힘을 얻고 있다고. 교사로 재직 중인 남편 김재후씨(46)와 단계동에서 살아가고 있다. 원주투데이 2006년 5월 15일 김선기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