亂개발에 치악산 ‘신음’ 곳곳 택지개발… 깎이고 잘리고 훼손 심각 치악산 인근 산림이 난개발로 몸살을 앓으며 치악산국립공원의 경관과 환경이 위협받고 있다. 더구나 준보전지역의 산림훼손 허가 때 사전환경성검토의 기준면적이 1만㎡(3030여평)인 점을 악용해 법망을 피해 그 이하의 규모로 난개발이 이뤄져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치악산 인근 산림의 난개발 현장을 찾아갔다. ■ 사례 1 20일 오전 10시 치악산 기슭 원주시 행구동 운곡 원천석 선생 묘소가 있는 석경마을 인근의 임야. 육중한 굴삭기와 15t 트럭의 굉음 속에 치악산 자락 산림이 시뻘건 속살을 드러 내놓고 있었다. 50년 이상은 족히 자랐을 것으로 보이는 소나무들은 전기톱에 잘려나가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다. 이곳은 도교육청이 강원교육정보원을 신축하는 공사 현장으로, 교육정보원은 부지 1만9909㎡(6033여평)에 연면적 8427.79㎡(2553여평),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진다. 공사현장 출입구에 설치된 세륜시설은 고장나 작동이 멈춰 있었고, 중장비들은 세륜시설이 없는 다른 출입구를 통해 오가고 있었다. ■ 사례 2 석경마을을 지나 치악산 입석대로 들어서는 원주시 소초면 흥양리 오른쪽 산능선에서도 3000여평의 밭에서 중장비의 굉음 속에 굴삭기가 택지 조성작업에 한창이었다. 주인 박 모(56·소초면 흥양리)씨는 “개발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택지로 개발 중”이라며 “치악산도 보이고, 시내도 잘보여 택지로는 최적지”라고 말했다. 그는 “인근에 이미 개발된 택지는 위치에 따라 평당 45만~60만원 선에 팔리고 있다”며 “값을 잘 쳐주면 택지로 판매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 사례 3 바로 맞은편 치악산 기슭에서도 서울소재 K사(서울 강남구)가 개발 중인 K 전원주택지 공사가 한창이다. 진입로도 여의치 않지만 이 회사는 ‘최고의 경관, 최고의 명당’에서 ‘전원 주택지’를 분양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었다. 이 회사의 김 모(43)씨는 “9000평을 전원택지로 개발하고 있다”며 “200~300평씩 나눠 위치에 따라 평당 40만~50만원씩 판매할 계획”이라고 홍보했다. 그는 “택지분양과 함께 일부는 전원주택을 신축해 판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근의 전원택지 개발현장에는 50~60년 이상된 소나무 등이 잘려져 나뒹굴고 있었고, 일부는 조경용으로 외부반출을 계획했다 말라 죽은 소나무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녹색연합 원주지부 이승현 사무국장은 “치악산 인근 사유지들이 ‘사전 환경성 검토’와 ‘누적 환경영향평가’ 등의 관련법을 피해가며 난개발되고 있다”며 “치악산국립공원의 보호 및 보존에 심각한 장애 요인”이라고 말했다. 원주/남궁창성 정태욱 강원도민일보 2006년 3월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