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도시개발정책 왜 따라하는가?

2005년 9월 5일 | 자료집

실패한 도시개발 정책을 왜 따라하는가? 조 우(원주녹색연합 운영위원장, 상지대 교수) 봄 기운이 완연하다. 그렇지만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황사영향도 감지되는 듯 하다. 그리 썩 좋은 기분은 아니다. 역시 환경이 쾌적해야 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몇 일전 녹색연합 회원들과 봉화산과 배부른산 사이에 난 숲길을 탐방하고 왔다. 봉화산으로 올라가는 숲길 초입은 대로다. 3-4사람은 족히 손잡고 갈수 있을 만큼 넓다. 산림 저지대 참나무류가 많이 베어져 있다. 왜 베었을까 ? 너무 궁금하다. 이승현 국장에게 꼭 알아보라고 했다. 도심부 산림은 시민들의 휴식처요 생물들의 생육·서식처이다. 봉화산의 경우는 원주시 도심외곽 분지형 산림을 이어주는 생태축으로서 그리고 도심외곽부 산림과 농경지를 연결하는 녹지축 상에 위치하기 때문에 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다. 그런 곳의 식생은 함부로 베어서는 안 되는 중요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의심이다. 일부 숲길은 심하게 패이고 주변 식생이 훼손된 흔적이 보인다. 정비가 철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봉화산 정산에서 바라본 봉화산 택지는 황무지 같다. 산을 까고, 발파해서 돌과 흙을 모아 택지내 낮은 지대를 메우고 나머지는 공사용 재료로 활용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 택지 개발시 어떻게 하면 기존 자연을 보전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최근의 택지개발 방법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다. 산을 내려와 무실택지 아파트단지 옆을 지났다. 신 시청사 공사 모습이 보이는데, 산림 바로 인접부근에 짓고 있다. 산을 깐 흔적이 매우 흉하다. 시청 지으면서 자연을 훼손하는 사례가 있나 ? 이해가 안 간다. 아파트단지 옆에는 완충녹지가 옹색하게 조성되어 있다. 아이들이 거기서 뭔가를 하면서 논다. 폭 30m이상, 높이 10m 이상, 숲같이 많은 나무를 심는 아파트단지 완충녹지를 주로 보다 이것을 보니 한심하다. 친환경 주거단지가 멀게만 느껴진다. 산행을 마치고 녹색연합 사무실로 가는 길에 벌말 타운이 눈에 들어온다. 치악산 전경을 완전히 막고 있다. 시민 모두가 어디서건 가림 없이 바라 볼 수 있어야 할 치악산이 몇 동의 아파트 단지가 가로막아 버렸다. 공공의 자연자산이 몇몇 사람들의 전유물이 된 듯 하다. 산행 후 몇 일이 지나 황골 근처를 지나다. 하천변에서 공사를 하는 모습을 봤다. 친자연형 하천 조성 공법은 아닌 듯 하다. 다른 도시에서 한 10년 전쯤에 했던 방식 같다. 그런 하천은 생물서식이 아주 나쁠 것 같다. 위에서 살펴본 것은 한 2시간 30분정도 체험하고 느낀 것을 간단히 기록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다른 도시에서 실패한 도시관리 정책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런 실패를 교정하기 위해 다른 도시는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다시는 실패하지 않기 위해 선진 도시의 사례를 모으고 학자들과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으려고 애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친환경·생태도시로서 발전할 잠재력이 충분한 원주시는 왜 다른 도시가 실패한 정책을 답습하는 것일까 ? 친환경·생태도시가 무엇인지는 알고 있을 까? 원주시가 천명하고 있는 건강·생명도시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 의문이 자꾸 자꾸 생긴다. 원주녹색연합 회원들께서도 같이 고민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