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투쟁선포 호소문

2015년 8월 20일 | 보도자료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투쟁선포 호소문 박그림 대표(녹색연합 공동대표, 설악녹색연합 대표, 강원도 골프장 범대위 공동대표) 짙푸른 여름, 무거워진 숲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무겁습니다. 무더운 여름, 뜨거운 햇볕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뜨겁습니다. 강원도의 재산은 자연이라고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지금 그 자리는 동계올림픽 3일간의 경기를 위해 500년 된 숲을 무참하게 밀어버렸고 벌겋게 속살이 드러난 상처 위에 수많은 나무들이 주검이 되어 뒹굴고 있습니다. 대를 이어 살아왔던 삶터에는 몇 사람을 위한 골프장이 들어서고 주민들은 삶터에서 쫓겨나 견디기 힘든 날들을 맞고 있습니다. 강원도민 모두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는 영혼의 고향 설악산에는 케이블카 설치를 시작으로 정상부에 호텔과 레스토랑이 들어서고 산악자전거와 오토바이 코스를 만들겠다는 설악산 산악관광 활성화 계획을 보면서 돈벌이에 혈안이 된 사람들에게 설악산은 오직 돈벌이의 대상일 뿐임을 확인 합니다. 강원도민들에게 자연은 어떤 존재이며 자연으로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묻지 않아도 우리들 삶을 이끌어온 자연은 숭배의 대상이며 기대어 사는 삶의 언덕이었습니다. 그 땅이, 그 산이 토건업자와 결탁한 위정자들에게 무참히 파헤쳐지고 있는 지금, 우리들은 분노하고 저항하며 내 삶을 지키고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야할 이 땅과 산을 온전히 보존할 수 있도록 싸워야할 것입니다. 올해는 광복 7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그 시대에 독립을 위해 싸우신 분들의 넋을 기리며 이 시대의 독립운동이 환경운동임을 새삼 깨닫습니다. 왜냐면 우리들의 삶을 결정하는 것이 자연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강원도민 여러분에게 간절하게 호소합니다. 누가 이 땅을 함부로 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누가 우리들의 삶을 구렁텅이로 몰아 넣을 수 있습니까? 누가 아이들의 미래를 어둠으로 가두어 둘 수 있습니까? 계절의 흐름에 따라 넉넉한 삶을 살아왔고 살아가야 할 땅에서 일어나는 자연에 대한 폭력이 사라질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 싸우지 않으면 무엇이 남아 우리들의 상처와 아픔을 더듬어 아물게 할 것입니까? 마음만으로는 위정자들과 토건업자들의 탐욕의 고리를 끊어낼 수 없습니다. 마음만으로는 우리들의 삶과 아이들의 미래를 지킬 수 없습니다. 마음만으로는 자연과 더불어 살 수 없음은 너무도 뻔한 일입니다. 이제 벌떡 일어나 함께 손잡고 우리들의 삶터를 지켜내야 합니다. 이 땅이, 이 산이 우리들의 삶을 품고 더불어 살아갈 때 우리들도 자연과 더불어 온전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들은 자연 속에서 작은 조재일 뿐이며 설악산 어머니의 자식입니다. 어머니가 병들어 누었다면 우리들이 할 일이 무엇인지는 묻지 않아도 압니다. 바로 그 일은 설악산 케이블카를 막아내고 설악산 어머니의 아픔을 나누는 것입니다. 이 자리에서 우리들이 온몸을 던져 분노하고 저항하는 까닭입니다. 4대강을 살리겠다고 하면서 강을 죽였습니다. 이제 산으로 가는 4대강 사업이 강원도를 개발광풍으로 몰고 가고 있습니다. 강원도의 문제는 강원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제 강원도민, 강원민중을 넘어 이 나라의 문제입니다. 단체와 지경의 한계를 넘어 정파와 이념을 넘어 연대할 때입니다. 우리가 앞장서겠습니다. 개발의 폭력으로부터 강원도를 지키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라도 주동자가 됩시다. 우리 모두가 대표주자가 됩시다. 먼저 8월28일 환경부가 공원위원회를 열어 결정하려는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을 막아내고, 골프장 문제를 해결하고, 가리왕산을 지켜냅시다. 모두 함께 일어나 외칩시다! 생명의 땅을 가만히 놔두라!! 2015년 8월 13일 -강원생명평화기도회,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투쟁선포식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