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지역의 7곳 200만평 골프장 추가 건설 계획을 반대합니다.

2007년 7월 26일 | 보도자료

* 본 글은 원주지역의 골프장 추가건설과 관련해서 원주에사는즐거움에 기고한 것입니다. 원주 지역의 7곳 200만평 골프장 추가 건설 계획을 반대합니다. 이승현(원주녹색연합 사무국장) 원주는 지정면 오크밸리, 문막읍 센추리21cc, 소초면 강원레저타운, 지정면 동서울레스피아 등 총 135홀 약 220만평의 골프장이 현재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원주시 일산동과 원인동 면적을 합한 것보다 넓은 약 200여만평 부지 7곳의 골프장을 추가 건설한다는 계획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지정면 기업도시 9홀, 호저면 양ㆍ한방 클러스터 9홀, 반곡동 컨벤션호텔 9홀, 태장동 사용종료 매립장 9홀을 비롯해 문막 비두리 18홀, 부론면 법천리 27홀, 부론 지방산업단지 인근에 36홀 등이 그 것입니다. 지역경기 활성화와 지방세 수입증대를 위해 골프장을 추진한다지만 실상 골프장을 건설하는 것은 이로운 점보다 안 좋은 점이 더 많습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며 설명드리겠습니다. 우선 울창한 산림지대를 심각하게 훼손하게 됩니다. 한국처럼 산지가 많은 지형에서는 절대 친환경적으로 골프장을 건설할 수 없다고 하는데 강원도는 특히 더합니다. 조성 과정을 보면, 골프장에 벤트그라스 같은 수입 잔디가 잘 자라도록 하기 위해 거의 모든 대상지의 나무와 풀을 베어내고 지표면의 흙도 1~1.5m 깊이로 모두 파냅니다. 이렇게 흙을 파낸 뒤 물이 잘 빠지도록 모래나 인공토양을 1m이상 덮고 그 위에 골프치기 좋은 외래종 잔디를 심는 것입니다. 혹자들은 건설 과정의 훼손이후에 푸른 잔디가 자라기 때문에 또 다른 녹색공간이라는 주장을 하지만 자연상태의 울창한 산림지대와 인공으로 조성된 잔디는 녹지공간으로서의 기능적인 면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고 조성전의 공간은 야생의 공간이었지만, 조성 후에는 인간의 주요 활동공간으로 바뀌는 것 또한 큰 변화인 것입니다. 그 넓은 곳에 잔디 이외의 생명체는 살 수 없도록 만드는 골프장은 색깔만 푸른‘녹색사막’이 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농약을 뿌립니다. 골프장은 왜 농약을 많이 뿌려야 할까요. 그 이유는 골프가 시작된 유럽과 기후가 다른 우리나라에서 유럽에서나 자랄 법한 잔디를 심기 때문입니다. 일년 내내 기후가 온화하고 강우량이 일정한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뚜렷하고 건조한 토양에서는 잘 자라지 못하는 외래종 잔디를 푸른 초원을 이루듯 자라게 하려면 일년 내내 많은 양의 농약을 뿌릴 수밖에 없습니다. 2002년 경기도 7군데 골프장에 사용된 화학물질의 평균 양을 조사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따르면 그 양이 1ha당(약 3000평) 23kg으로 9홀(1홀당 약 17000평)짜리 골프장으로 환산하면 연간 1150kg의 농약을 살포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렇게 살포된 농약은 지하수와 하천을 오염시키고 대기중으로 날아가 인근 주민들의 건강과 자연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끼칩니다. 최근에는 농림부의 권고로 농약 사용량을 줄이고 병충해의 천적 미생물을 사용한다고는 하지만 일반 농약보다 가격이 10배나 비싸고 효과가 크지 않아 간간이 쓰는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세 번째 다량의 비료를 뿌립니다. 농약과 함께 행해지는 다량의 비료사용은 수질오염으로 이어집니다.‘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얼마 전 경기도 7개 골프장 인근 계곡의 생물 종과 개체수 등을 조사한 결과 골프장 인근의 상류보다 하류로 갈수록 생물 종과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골프장에서 나온 오염물질들이 하천생태계에 악 영향을 주고 있으며 그로 인해 수질도 상당히 오염시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최근 원주에서 추진되는 골프장들은 그리 멀지않은 유하거리를 통해 섬강본류로 이어지고 남한강 본류로 합류하게 됩니다. 또 골프장에서 자라는 잡초나 잔디, 나무 등은 산업폐기물로 분류해 특별 관리하고 있는데, 이는 화학약품인 농약과 비료를 과다하게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골프장은 수없이 많은 위해 요소를 만들어내는 개발입니다. 네 번째 지하수가 오염되고 고갈로 인한 피해가 나타납니다. 9홀 규모의 골프장이 사용하는 물은 하루 평균 500여톤으로 25가구(4인 가족)가 한 달 동안 사용하는 물과 맞먹는 양입니다. 원주 기업도시 골프장을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지하수 때문인데, 인근 유기농 재배농가들이 지하수를 사용해 농사를 짓기 때문입니다. 경기도 여주군에서는 골프장 인근의 주민들이 농업용수의 부족과 함께 우물이 말라 식수를 인근에서 양수기로 끌어먹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골프장으로 인한 물부족 문제는 수십 개의 골프장이 있는 제주도가 가장 심각한데 제주 시민 30만명이 사용하는 물의 양이 한달 평균 300만톤, 그런데 36홀 규모의 골프장 하나가 한 달 동안 사용한 지하수가 8만 톤인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원주 지역도 36홀 규모의 골프장이 부론산업단지 인근에 추진되는데 이 골프장도 한 달 물 사용량이 약 8만여톤에 가까울 것이며 이는 하루 물 사용 양만 2000톤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골프장은 지하수의 부족뿐만 아니라 뿌려진 농약의 상당량이 지하로 지속적으로 침투되면서 우리의 식수원이며 한번 오염되면 복원키기는 더욱 어려운 인근의 지하수를 오염시킵니다. 마지막으로 고용 창출 효과도 미진하며 지역 경제활성화 효과도 크지 않습니다. 지자체나 골프장 건설주체들은 건설과 운영과정에서 상당한 일자리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일자리 수가 아니라 일자리의 질에 초점을 맞추어보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현재 원주에서 추진 중인 골프장 중 최대 규모인 36홀 회원제 골프장을 국내에서 이미 운영되고 있는 곳과 고용효과에 대해 비교해 보면 자체 인력 200여명과 잡부 30여명의 일자리가 생겨납니다. 하지만 200여명 가운데 정규직은 고작 50 ~ 60명에 불과하고 대부분 라커룸 운영 인력이나 경기보조원(캐디)입니다. 결국 대다수 일자리는 급여도 낮고 불안정한 비정규직인 것입니다. 골프장 건설 과정에서도 건설 인력의 대다수는 일용직입니다. 또 골프장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크게 떨어집니다. 현재 골프장을 찾는 방문객은 대부분 1일 관광이고 소비도 골프장 안에서 모두 이뤄져 지역 주민들에게는 거의 혜택이 가지 않습니다. 이는 원주지역에서 현재 운영중인 골프장에서도 분명하게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골프장은 울창한 산림과 지형의 훼손, 농약과 비료로 인한 토양과 지하수의 오염, 지하수 고갈, 하천의 오염 등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소요되는 개발입니다. 반면에 산림은 현존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대기정화, 수원함양, 토사유출과 토사붕괴 방지, 산림휴양, 물의 정화, 야생동물보호 등 다양한 공익적 역할과 기능으로 우리를 이롭게 합니다. 한 연구기관에서 강원도의 산림 가치를 정리했는데, 그 결과는 13조 4천억원으로 도민 1인당 849만원에 상당하는 혜택을 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고 있는 사례와 연구결과를 보더라도 골프장 건설은 우리들에게 너무나 많은 사회적 비용을 요구합니다. 이에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최근 원주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골프장들은 즉시 중단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