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건강한 원주를 꿈꾸며…

2005년 9월 28일 | 보도자료

건강한 원주를 꿈꾸며…. 최재석 (한라대 교수/원주녹색연합 공동대표) 원주가 세계보건기구인 WHO에 가입하였다고 한다. 이런 기구에 가입하면 뭔가 좋아 보이는 착각에 빠져들기 쉽다. 우선 시민에게 ‘여러분은 건강하고 원주는 살기 좋은 곳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져 볼 필요가 있다. 건강하다면 어떤 면에서 건강한지, 그렇지 못하다면 어떻게 해야 건강을 찾을 수 있는지 나름대로의 지표를 갖고 진행되어야 할 문제라고 본다. 사람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개인적으로 지켜야 할 일과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할 일이 따로 있다. 개인적으로는 규칙적인 라이프 스타일로 정신과 육체의 밸런스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이런 개인생활이 충족됐다고 해서 건강한 것만은 아니다. 주변이나 사회에서 개인생활을 지속적으로 받아주지 못한다면 시민의 건강은 유지되기 어렵다. 도시와 사람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따스한 햇볕, 맑은 공기, 깨끗한 물이 필요하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 이런 자연요소는 당연한 것으로 보고, 2·3차에 해당하는 서비스 쪽에만 더 무게를 두는 것 같아 아쉽다. 운동시설을 더 많이 설치하고, 의료기기를 최신형으로 개발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을 끌어들여 우리가 이런 것들을 하고 있노라는 보여주기식 이벤트성보다 진정한 소시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어떠한 것들이 요구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이를테면 자동차로부터 시민들이 자유롭고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보행공간을 확보해 주어야 하고, 눈으로부터 들어오는 시각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 난잡한 간판을 정비하여 도시미관을 고려해야 하며, 폐쇄적이고 거부감을 주는 도시의 콘크리트 담장을 없애 생태적 분위기로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지나친 기대심리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다양한 유해시설 등을 주변으로부터 몰아내는 것은 물론 도시의 난개발 방지, 하천의 오염원 차단, 질병 퇴치를 위한 시설 마련 등 우리가 해야할 것도 많다. 이와 같이 원주라는 도시와 여기에 사는 소시민의 건강을 지키고, 건강한 원주로 가기 위해선 사회가 갖는 다양한 구성인자를 주어진 자연요소와 어떻게 병행하여 조화시킬 것인가 고려해야 한다. 원론적으로 법(法) 위에 인간의 존엄성과 건강성이 우선한다는 시민의식이 전제된다면 원주는 건강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선 경제적인 문제로, 그리고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면 시민의 건강과 무관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관(官) 주도로는 절대 건강한 원주를 만들 수 없다. 애매모호한 구호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실천 가능한 건강계획을 세우고, 시민과 연대한 상호협조와 이해 속에 이루어져야 한다. 건강도시로 가기 위한 수많은 조건들을 일시에 해결하기는 불가능하다. 우선 시민의 의견에 귀 기울여 순차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시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무엇이며 현재의 문제점은 어디에 있는지 설문을 통한 보다 광범위한 의견수렴이 필요하다. 이런 데이터를 근간(根幹)으로 구체적인 건강계획을 세운다든가 건강위원회같은 기구를 구성하여 계획에 대해 검증하고 실천할 의지가 있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