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 성황림 개방 반대 의견서 전달 원주시와 문화관광부는 최근 원주시 신림면 천연기념물 93호 ‘성황림’의 개방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관련 전문가 의견 청취 등을 통해 아래와 같이 의견서를 전달했습니다. 의견서는 원주시, 문화재청 2곳에 전달했습니다. [의 견 서] 원주시 신림면 성남리 성황림은 일찍이 학술적 보전가치를 인정받아 일제 강점기인 1933 ~ 40년까지‘조선보물고적명승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습니다. 해방 후인 62년에 다시 천연기념물 제93호로 지정되었으며, 2007년에는 국립공원 내에서도 보호할 가치가 높은 주요 자원으로 인정받아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특별보호구’로 지정하였습니다. 2007년 치악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가 시행한 식물 상 조사에서도 총 307종이 조사되어 온대낙엽활엽수림의 다양한 풀꽃 나무가 살고 있는 대표적인 공간임이 다시 한 번 확인되었습니다. 양지를 좋아하는 식물, 음지를 좋아하는 식물, 습지를 좋아하는 식물들이 함께 살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기에 이처럼 다양한 풀꽃 나무들이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황림은 89년 학계의 요구로 원주시가 보호철책을 두르고 사람의 출입을 통제하기 전까지는 196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음에도 자동차가 다니고 피서를 즐기러 사람들이 찾는 공간으로 방치되고 훼손되었습니다. 현재 성황림의 모습은 20여년 이상 사람의 접근이 차단되면서 서서히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에 있는 것입니다. 최근 원주시와 문화관광부는 숲을 주민들에게 돌려준다는 취지로 성황림 개방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탐방로를 설치하는 등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하는 조치를 취한 후 사람들이 드나들 게 한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설물이 자리하고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면 성황림은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됩니다. 몇가지 의견을 정리해보겠습니다. 하나, 사람들이 드나들게 되면 외래종이 유입되면서 기존 성황림 내의 식물생태계가 교란될 우려가 높습니다. 성황림의 주인으로 살고 있던 기존 식물들이 외래종에게 밀려나는 것입니다. 외래종이 넘쳐나면 우리지역의 자랑인 성황림은 그 만큼 가치도 상실될 것입니다. 둘, 음산할 정도로 울창하던 숲 그늘이 시설물 설치, 사람들의 잦은 진·출입으로 일부라도 열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빛과 바람의 양이 달라지게 되고 식물 생육에 영향을 미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종이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제 모습을 찾는 중인 성황림에 또 다시 교란이 오는 것입니다. 셋, 성황림에는 많은 노거수들이 살고 있고 이 또한 성황림 만의 특징입니다. 나이든 나무는 젊은 나무보다 변화된 환경에 더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잦은 방문에 노거수들은 다양한 원인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더 빨리 고사할 수 있습니다. 오래된 나무는 몇 십 년 정도의 기다림으로는 만날 수 없습니다. 몇 세대는 지나야 만날 수 있는 존재들입니다. 넷,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성황림은 82년 보호철책이 둘러진 이후 이전의 상처를 치유하고 숲의 온전한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는 과정에 있습니다. 치악산 국립공원에서 사람의 출입을 통제·보호하는‘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한지도 3년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성급한 개방이 성황림의 제 모습 찾기에 방해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원주시민은 20여 년간 성황림에 드나들지 못해도 그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랑으로 여기며 뿌듯해 해왔습니다. 그리고 성황림이 개방될 경우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저 바라면 보아도 좋은 곳으로, 사람이 아닌 다른 생명들의 진정한 삶터로 영원히 기억되는 성황림으로 보존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