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8일(화) ~ 15일(화)까지 신입활동가 교육을 다녀왔습니다. 그 중 케이블카 반대 1인 시위로 북한산에 다녀왔던 수기를 남깁니다. 신입활동가 이예이 12월 15일 화요일 케이블카 반대 1인 시위가 진행 중인 북한산에 다녀왔다. 우이동부터 영봉까지 케이블카 설치를 계획 중인 북한산을 비롯해 지리산, 설악산 등 국립공원 곳곳에 벌어지고 있는 케이블카 설치를 가능하게 하는 자연공원법에 대한 반대시위이다. 모두들 가방에 케이블카 설치 반대 미니 피켓을 하나씩 달고서 예정된 시위 장소로 올랐다. 가방에 달린 피켓을 본 주민 분들이 정말 북한산에 케이블카가 설치되는 거냐며 당황해 하시기도 했다. 두 팀으로 시위 장소를 나눠 한 사람씩 돌아가며 1인 시위를 벌였다. 내가 속한 팀은 중간 지점에 있는 식당 앞에서 시위를 했는데 점심때가 되어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식당을 지나며 목에 건 피켓을 보는 분들도 있었다. 추운 겨울 날, 주말도 아닌 평일에 산을 오를 만큼 산을 좋아하는 분들이었다. 그래선지 우리들의 목소리에 “당연히 케이블카를 설치해야지!” 하며 윽박지르는 분은 없었다. “어떻게 이 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한다는 말이야!” 하고 한탄하시는 분, “여기 서명 같은 건 안하나요?” 하시며 반대 의사에 함께 하고자 하는 분들도 있었다. 케이블카 설치에 반대하는 녹색연합의 목소리는 ‘케이블카’ 자체에 대한 반대이기 보다 ‘산’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올바른 자세는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자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녹색연합 고이지선 자연생태국장의 말처럼 케이블카를 반대하는 많은 시민들이 분명 산을 좋아하고 그래서 케이블카를 반대하지만 ‘정상’을 향한 마음으로 산을 오른다면 케이블카와 같은 문제는 언제든지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다. 산을 오르는 것은 산을 정복한다는 뜻일까? 케이블카를 타면서까지 꼭 정상 위에 올라야만 하는 걸까? 정상까지는 아니더라도 내가 오를 수 있는 만큼의 산을 오를 때, 산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있는 비석 앞에 선 것이 산오름에 대한 기억의 전부라면 훗날 뒤돌아 생각했을 때 어떤 추억이 남을까. 1인 시위를 마치고 식당에 들어가 모두 언 몸을 녹이고 있을 때 우리들을 향한 고이지선 국장의 질문. “오늘 나무들 좀 봤어요?” 순간 모두들 벙-쪄버렸다. ‘1인 시위’라는 미션이 오늘 우리들의 ‘정상’이었나? 되돌아보니 발밑에 깔려있던 돌, 미끄러지지는 않을까 노심초사 붙잡았던 밧줄, 앞에 가고 있는 이의 등 이것이 북한산에 대한 내 기억의 전부였다. 북한산에는 어떤 나무들이 아웅다웅 살아가고 있는지, 그 모습들은 어떤지, 다람쥐나 청솔모가 나무 위를 지나고 있진 않았는지, 들려오는 새소리는 없었는지, 북한산을 품고 있는 하늘색은 어떤 색인지 볼 여유도, 생각도 들지 않았다. 케이블카 설치 문제를 통해 산을 오르는 우리들의 마음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케이블카 없는 산이 지닌 다양한 생명의 기운을 정상이 아닌 산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