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녹색 나들이

2009년 6월 10일 | 녹색생활

새 학기의 설렘과 긴장도 뒤로 하고 바쁜 학사일정들 속에 어느덧 아이들이 기다리던 현장 체험학습으로 각 학교마다 대형 버스들이 아침마다 즐비하게 서 있다. 학교 앞에 서 있는 버스들을 보면서 어릴 적 소풍길에 단짝 친구들과 도란도란 얘기하며 엄마가 준비해 주신 간식을 나누어 먹으며 먼 길을 걸어갔던 그날을 떠올려 본다. 유난히 아침잠이 많았던 나. 그러나 소풍날 아침에는 왜 그리도 눈이 빨리 떠지는지… 도시락을 준비하는 엄마를 보며 행복했고 이것저것 좋아하는 간식거리들을 작은 소풍가방에 주섬주섬 챙기는 것도 즐거웠다. 친구들과 장기자랑이며 수건돌리기, 보물찾기 등 빙 둘러 앉아 각자 집에서 준비해온 도시락을 나누어 먹는 즐거움에 한 두 시간 이상을 걸어가는 불편은 오히려 그 나이에 즐거움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다시 돌아가기 전에 버려진 쓰레기를 다시 가방에 담아오던 우리의 어릴 적 소풍이 그랬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은 소풍보다는 현장 체험학습이란다. 대형 버스를 타고 한 두 시간 가서 무슨 학습적 체험을 하는지… 그 뿐만이 아니다. 내 어릴 적 소풍 가방에서는 찾아보기도 힘들었던 일회용품 투성이, 손수건 대신 물티슈, 도시락통에 정성껏 싼 김밥 대신 김밥 전문점에서 산 은박지와 검은 비닐봉지로 포장한 김밥, 물통에 담아가는 물이 아닌 일회용 페트병 물과 음료수… 왜 도시락을 그렇게 준비하냐고 물었더니 “무겁잖아. 그리고 먹고 나서 버리고 오면 깔끔하잖아.” 그렇다. 우리 아이들에게 도시락통이 무거우니 우리집이 아닌 대한민국에 버리고 오란다. 아니 대한민국이 아니라 지구에 버리고 오란다. 오늘 내 아이도 현장 체험학습을 간다. 준비한 제철 과일을 한 통 먹기 좋게 잘라 넣어주고 또 다른 작은 통에 아이가 좋아하는 과자도 조금 넣어주고 우리집표 꽃김밥을 정성껏 만들어 도시락통에 담아 배낭에 넣어주고 물수건도 담아주면서 아이에게 물었다. “무거우니?” 아이가 웃으면서 “아니, 엄마가 너무 좋아. 엄마 감사합니다~” 아이가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 조금도 힘들거나 불편하지 않다. 녹색생활은 불편함을 실천하는 것이라고들 얘기하며 힘들어 하지만 오히려 그러한 생활 속에 행복이 있는 것 같다. 전혀 무겁다 하지 않는 내 아이의 작은 배낭 속에서 아이는 엄마의 정성과 엄마의 사랑을 먹으며 이 작은 지구를 위한 빈 도시락통과 함께 행복한 현장 체험학습을 할 것이라 생각해 본다. 녹색 나들이, 이렇게 해보세요 은박지와 비닐에 포장된 김밥 대신 엄마가 정성스레 만든 김밥을 도시락통에 싸가자 과일이나 과자 같은 간식은 껍질을 제거하고 내용물만 도시락통에 담아가자 일회용 나무젓가락 대신 집에서 쓰는 수저를 챙겨 가자 페트병에 담긴 물이나 음료수를 사기보다 집에서 준비한 물과 음료수를 물통에 담아가자 휴지나 물티슈 대신 손수건이나 물수건을 준비하자 먹고 남은 쓰레기는 모두 집으로 가져오자 자동차보다는 자전거나 걷기로 이동하자 숲으로 가서 나무를 만나고 작은 꽃들과 벌레들을 만나고 새소리에 귀기울여 보자 * 엄마표 꽃김밥 만들기 김밥 재료로 많이 쓰이는 단무지, 햄, 맛살, 오뎅 등에는 몸이 좋지 않은 화학첨가물이 많이 들어가 있어요.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우리땅에서 유기농으로 키운 재료들로 꽃김밥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일반 김밥을 싸는 것보다 훨씬 간편하고 맛도 좋아요. 소금 대신 볶은 잔멸치를 살짝 빻아 밥과 비벼 준비해 두세요.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넣으면 더 맛있겠죠. 김치는 물기를 빼고 송송 썰어 두시구요. 유정란 달걀로 지단을 부쳐 김치를 안에 넣고 돌돌 말아주세요. 터질 수 있으니 김 1/2장으로 한 번 더 싸주면 좋아요. 자, 이제 꽃김밥을 싸볼까요. 김 한 장을 깔고 밥을 얇게 펴서 그 위에 김치계란말이를 놓고 돌돌 말면 끝! 여러 가지 건강한 먹을거리를 응용해서 맛있고 재미있는 김밥을 만들어 보세요. 우리 아이도 웃고 지구도 웃고!